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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행 울 엄마

TV 2018. 3. 7.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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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딸, 우리 아들’

평생 가슴에 자식들 보듬으며 살아온 엄마는 어떤 무게를 지니고 삶을 살아왔을까

자식들은 모르는 엄마의 주름진 세월 속 숨겨온 이야기를 찾아 울 엄마, 당신을 만나러 가본다.

    

1부. 그리운 엄마 냄새

"영원히 87세에서 멈췄지? ”

밀양 삼랑진읍에서도 깊게 들어가야 하는 산골, 엄마 김순분씨가 103번째 봄을 기다리고 있다.

엄마의 시간은 87세에서 멈췄지만, 든든한 아들 최해열씨와 아들보다 지극하게 시어머니를 모시는 며느리 강금주씨가 있기에 엄마의 봄은 올해도 따뜻하다.

조용한 산골에서 유일하게 큰 소리가 날 때는 어린아이가 된 엄마를 씻길 때.

어디서 힘이 나시는지 여전히 나무도 척척!

백 세가 넘어도 힘이 넘치는 엄마의 장수 비결은 아마 금주씨의 극진한 사랑 때문이 아닐까

"완도 여자들이 억세~ ”

옷에 고드름이 얼 정도의 추위도 무릅쓰고 바다로 나가는 엄마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할 수 있는 게 무얼까.

물길이 열린 완도 장좌리의 새벽녘, 허리춤에 바구니 하나씩 동여맨 엄마들이 부지런히 푸른 갯벌로 모인다.

쩌벅쩌벅 개펄에 빠지는 엄마의 장화 소리가 장좌리의 아침을 채우고, 엄마들은 쉴 틈 없이 감태를 건져 올린다.

3~40년 세월이 마냥 흘렀으랴. 갓난아기 업고 장터를 떠돌며 감태 팔았던 지난날 오로지 자식들만 바라보며 살아온 엄마의 주름진 세월이 배어든 갯벌로 나가본다.


2부. 환상의 짝꿍

"저 사과나무 열매 30번만 잡수고 가소! ”

외나무다리로 세상과 닿는 물속의 섬마을, 경북 영주 무섬마을에는 바늘 가는 데 실 가듯 온종일 붙어있는 환상의 짝꿍이 있다.

결혼 전부터 ‘언젠가 귀농을 하면 무조건 처가다’라는 생각으로 처가로 들어온 안영수씨와 장모님 장명자씨가 그 주인공!

처음엔 사위의 처가살이를 극구 반대했던 장모님이지만 쫓아 들어온 자식을 어찌 내쫓을 수 있을까.

결국, 두 손 두 발 다든 귀여운 장모님과 장모님 마음 들었다 놨다 투정 부리는 안영수씨의 위풍당당 처가살이 이야기

 

3부. 엄마의 추억 보따리

"아들들하고 사는 게 그게 낙이지 ”

17살 꽃다운 나이에 시집을 왔건만 5일 만에 영장을 받아 군대로 가버린 남편.

그렇게 시작된 부부의 연이 어느새 60년이 넘게 이어지고 있다.

안동시 와룡면, 조용하기만 했던 김종철 할아버지와 이정임 할머니의 아침이 웬일로 소란스럽다.

매서운 추위에 얼어버린 수도관이 아침부터 말썽.

밤사이 녹으라고 화롯불을 가져다 놓았던 게 화근이었을까.

결국, 터져버린 수도관 때문에 할아버지 언성이 높아지고 할머니는 안절부절 못한다.

당장에 나물을 삶아야 하는 할머니는 안동장에 나가 무사히 나물 장사를 할 수 있을까

"밥새가 콩새 되었네 ”

전북 완주, 30년 만에 엄마의 품으로 다시 돌아왔다.

90년이 넘은 안채를 고치고 엄마 곁에 머물기 위해 내려온 백발이 다 된 아들 이종민씨.

92세 엄마의 기억은 언제부턴가 78세에서 멈췄지만, 기억을 잃고서도 엄마는 엄마.

7남매 기르며 집안 큰살림 척척 맡아 하던 엄마는 밥솥에 밥하는 것만큼은 여전히 고집부리며 손수 짓는다.

가물가물 깜빡깜빡하는 콩새가 다 됐다며 자신의 기억을 탓해도 아들은 잊지 않는 엄마.

오늘도 엄마를 위해 가마솥에 불을 지피는 교수 아들과 92세 노모의 봄볕 따뜻한 안뜰로 떠나본다. 


4부. 모자유친

"애들은 발뒤꿈치만 보고도 따라 하니까 모범적으로 살아줘야죠 ”

경상남도 하동. 해발 700m에 자리 잡은 청학동은 아침부터 한자 읊는 소리로 가득하다.

오늘도 명심보감을 읽으며 하루를 시작하는 청학동에는 어머니 김맹례씨, 강동의 훈장님과 아내 안동범씨 그리고 아들 사형제가 오순도순 함께 산다.

서당 안주인 노릇에 언제나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아내를 위해  오늘은 훈장님이 아들 넷을 데리고 집 앞 논으로 나가는데...

활 쏘기 내기에 지는 사람에겐 어떤 벌칙이 주어질까.

조선에서 온 사나이 강동의 훈장과 아내의 신구(新舊)가 어울린 자식 사랑을 산골 청학동에서 만나본다.

"다 살기 마련이야. 돈만 벌라고 하지 마라. 행복하게 살아라 ”

충북 보은 두메산골 쑥티마을엔 우애 좋고 효심 깊은 딸 부잣집이 있다.

아들 낳으려다 줄줄이 낳은 여섯 자매 모두 다 시집보내고 혼자 고향 마을에 남았던 엄마.

적적하던 엄마의 집이 활기를 띠기 시작한 것은 4년 전이다.

엄마의 손맛을 닮아보겠다고 내려온 큰 딸네가 안뜰에 작은 집을 짓고 깃들었기 때문.

큰딸 우춘홍씨 부부가 내려오고부터 마음 든든하다는 엄마의 집은 이제 주말이고 명절이고 잦아진 여섯 자매의 친정 나들이 덕에 혼이 쏙 빠진다. 


5부. 봄처럼 부지런해라

"이제 가라고 하면 안 가요. 가라고 해도 안 가요 ”

시골에 가기 싫어 버텼던 10년이 무색하다.

이제는 가라고 해도 안 간다며 산골 지킴이가 된 충남 부여의 송화영씨.

그녀는 지금 맥가이버 남편과 아들 성호씨, 며느리 현화씨, 그리고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손녀들과 함께 누구보다 행복한 시골 생활을 즐기는 중이다.

어쩌다 연이 닿아서 하고 있는 장 담그기는 아들 성호씨가 곁에서 도와주니 그저 마음 든든하고, 할머니와 노는 게 재미있다는 손녀들에게 화영씨는 최고의 선생님이다.

오늘도 온 가족이 소박하게 시골 생활을 누리며 장 담그는 산골의 구수한 풍경으로 들어가 본다.

"뽕밭 매며 일하는 아낙네야~ ”

해풍이 살을 찔러도 진도의 봄동밭에서는 엄마들의 흥겨운 노래가 한창이다.

쉬는 것보다 일하는 게 낫다며 오늘도 새벽바람 뚫고 봄동밭으로 출근하는 엄마들.

겨울바람 잘 견뎌 준 싱그러운 초록 잎사귀

차례차례 정성스레 포개다 보면 어느덧 점심시간.

집 반찬으로 꾸린 도시락 꺼내 들어 자식들 이야기 한창 하고 나면 다시 일 시작이다.

여전히 매서운 바람이 부는 겨울 한복판에서 만난 엄마들의 푸른 미소.

하나같이 자식들 잘되고 건강하길 바라는 엄마들의 봄밭으로 떠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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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리아리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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