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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행 여기는 처음이지요

아리아리동동 2018. 3. 22.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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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를 겪어낸 생명이 태어나듯, 새 봄이 앞에 있으니 사람들의 마음 또한 `봄`을 닮아 있다

무언가를 시작하거나 도모하고 싶을 때, 찾아가고 싶은 곳이 있다면 어떤 곳일까

끝이 보이지 않는 산중의 암자, 하늘 아래 첫 집인 오래된 산장 

서로를 뜨겁게 사랑하는 모자가 있는 작은 섬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숨겨진 아름다운 곳을 담아낸다


1부. 새봄이 앞에 있으니 – 3월 26일 (월) 밤 9시 30분

봄 편지가 일찍 도착하는 곳 섬진강 물길을 벗 삼은 곳, 구례 운천리 마을에 봄 소식을 알리는 전령사가 찾아왔다.

평생 바다를 떠돌다 산란기가 되면 태어난 강으로 돌아오는 황어와 참게가 주인공 

섬진강에서 40년차 어부인 손영일씨가 봄마중에 나섰다

때맞춰 내리는 봄비는 만물에 생기를 더하고, 불어난 강물만큼 봄 수확에 대한 기대도 커져간다.

유히 흐르며 봄기운 퍼트리는 물길 따라 섬진강으로 간다.

여수의 섬, 금오도 두포마을은 돌이 많은 지형 탓에 돌담도 많은 마을 

새봄이 찾아오면 돌담을 사이에 두고 이 마을 방풍나물 밭이 온통 초록색으로 물든다.

바다가 보이는 방풍나물 밭을 지척에 두고 100년도 넘은 오래된 집에 정순남 씨가 산다.

꿈에서나 보았던 바다 풍경을 매일 본지 6년 째.

방풍나물을 수확하다 지치면 햇빛 쐬며 낮잠에 들기도 하는 정 할아버지의 아름다운 하루를 따라가 본다.

 

2부. 속리산 하늘 아래 - 3월 27일 (화) 밤 9시 30분

속리산 법주사에서 비로봉을 오르는 길목에 오래된 산장이 있다.

주인과 손님이 추억을 공유하며 반백년 동안 같은 자리를 지켜온 산장은 부모님의 대를 이어 딸인 김은숙 씨가 운영하고 있다.

속리산의 품에 안겨 살며 은숙 씨는 산이 주는 즐거움을 톡톡히 누리는 중이다. 

창문을 열면 병풍처럼 숲이 펼쳐지고, 볕이 좋은 날에는 마당을 쓰는 일마저 콧노래 나는 취미생활이 된다.

이런 게 바로 산에 사는 맛이 아니겠냐며 웃는 은숙 씨를 따라 속리산으로 간다.

산장을 지나 아직 채 눈이 녹지 않은 산길을 헤치고 바위틈을 지나야 만날 수 있다.

가파른 절벽에 매달려 있는 속리산의 공중정원, 관음암.

가쁜 숨을 고르고 암자 앞에 서면 산행의 고단함을 잊게 해줄 절경을 만나게 된다. 

스님이 눈만 쓸어도 한 폭의 수묵화 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다.

이런 곳에 서면 수행도 더 잘 될 것 같다는 천진한 물음에, 세상의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달려있다는 현답을 주시는 암주 스님. 

가닿기 힘들기에 더욱 아름다운 하늘 아래 첫 집 관음암에서 세상살이의 한 가지 지혜를 얻어 내려간다.

 

3부. 수우도 연가 – 3월 28일 (수) 밤 9시 30분

우거진 숲이 소를 닮아 수우도라는, 통영의 작은 바위섬.

그 작은 섬에 아들이 돌아왔다.

서울에서 캐릭터 디자이너로 일하던 김정갑 씨는 편찮으신 어머니를 위해 고향으로 돌아온 지 5년차다.

갯바위에서 먹거리를 주워오고, 약초를 채취하고 김정갑씨에게 수우도는 유년시절의 놀이터.

동백꽃이 피기 시작하면 동백꽃을 따서 어머니에게 바치는 따뜻한 효자인 정갑씨.

쪽빛 바다 따라 흘러온 봄기운 찾아 수우도로 간다.

 

4부. 산모퉁이를 돌면 – 3월 29일 (목) 밤 9시 30분

경북 청송·영양·봉화군에서 강원 영월군까지, 조선 시대에 보부상들이 넘어 다니던 옛길, 외씨버선길.

경북 봉화를 품고 있는 외씨버선길 가까이에 안학모 씨 부부가 산다.

도시에 살 때부터 항상 자연생활을 꿈꿔왔던 부부는 계곡을 벗삼아 자연에 사는 즐거움을 누리는 중이다.

외씨버선길을 따라 산책을 하는 것으로 하루를 열고, 언 강물을 따라 썰매를 타기도 한다.

산중 오지에 사는 탓에, 밭가는 기계가 들어오지 못해 직접 쟁기를 매고 밭을 갈아야 하지만 그것마저 즐겁다고 말하는 부부다.

불편함이 곧 재미가 되는 곳에서 부부는 진정한 행복을 찾아간다.

 

5부. 오느라 힘들었지, 자월도 – 3월 30일 (금) 밤 9시 30분

인천 연안부두에서 뱃길 따라 1시간을 가야 만날 수 있는 섬, 자월도.

이곳 사람들이 보름마다 손꼽아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

300여 가지가 넘는 물건을 트럭에 싣고 섬마을 곳곳을 누비는 만물장수 권병도 씨다.

권 씨가 자월도를 비롯한 인천의 섬을 돌아다니며 물건을 판매한지도 벌써 20년 째.

섬이라는 지형 특성상 신선한 식재료를 얻기 어려운 데다 큰 가게도 없는 탓에, 권 씨의 트럭은 찾아갈 때마다 반가운 손님이다.

물건과 함께 정, 인심을 함께 파는 채소 아저씨 권병도 씨를 따라 가본다.

자월도에도 봄이 찾아왔다.

밭에는 향긋하고 쌉싸름한 달래가 지천.

봄이라 노래가 절로 나온다는 자월도 할매들은 오늘도 달래를 캐러 밭으로 향한다.

그 중 손맛이 가장 좋은 강향심 어머니는 한 상 가득 달래무침과 달래 된장국으로 새참을 드신다.

생각만 해도 침이 고이는 그 봄맛 따라 자월도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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